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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s LIFE

네이트의 미니홈피 왜 무너지는 것일까?

이제는 추억이 되버린 미니홈피 기억하시나요?

 

 아마도 현재 20대 중반부터 30대 세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서비스였던 싸이월드 미니홈피 기억하시나요? 일촌이라는 유명한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추억이 담긴 사진을 가장 먼저 올렸던 곳이 바로 미니홈피였습니다. 그 당시 개설해 사용한 메일 서비스를 저는 여전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싸이월드 미니홈피 서비스에 대한 얘기를 하기전에, 과거 시간 여행으로 떠나볼까 합니다.

 

PC통신 1세대 기억하시나요?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이 지배하던 PC 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이 넷츠고라는 현재의 WWW의 UI와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후 넷츠고(네이트)는 라이코스 코리아를 인수하여 기존에 운영한 네이트 서비스를 대폭 확장하게 됩니다. 네이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04년 커뮤니티 사이트였던 싸이월드를 인수하게 됩니다. 이 M&A는 당시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 있었던 M&A중 가장 성공적인 모델의 하나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포탈 사이트의 확장을 통하여 이전까지 강자로 군림하고 있던 네이버와 다음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초기의 가시적인 성과에 주춤한 사이 다른 포털 사이트의 서비스는 갈수록 다양화되었고 무엇보다 획기적이고 기막힌 서비스가 나타났습니다. 반면, 네이트는 이런 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했고 단순히 미니홈피 서비스 확충에만 열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네이트도 많은 도전을 감행한 것은 사실입니다. 2006년 전문 블로거 사이트인 이글루와 2007년 포탈 사이트중 하나였던 엠파스를 합병에 성공했지만 그것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크지 못했습니다.

 

미니홈피는 왜 무너진 것일까?

 

  모든 이유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혁신'이 없었습니다.

미니홈피를 대체할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찾기 힘들었습니다. 미니홈피를 모방한 다양한 서비스가 그 외 여러곳에서 출시되었지만 미니홈피 만큼의 파장력을 갖추지 못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서비스 업체가 한 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미니홈피 또한 '우물 안 개구리' 였습니다.

 

  2004년 페이스북, 2006년 트위터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그들은 다양한 혁신을 통하여 계속해서 서비스를 확충해나갔습니다. 하지만 미니홈피는 인프라가 안정화되자 그 속에서 단순히 수익만을 창출하는 서비스 개선에만 치중해나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폐쇄적인 1인 소셜 서비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미니홈피가 왜 무너졌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미 나와있었던 것입니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 2가 전세계적으로 큰 히트를 치고 있는 사이에 우리나라는 이런 새로운 물결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피쳐폰이 대세를 이루고 있던 상황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변경을 예상하지 못한 네이트의 미니홈피 서비스는 이후 급속도로 무너져갔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급 성장

 

  네이트는 심각한 착오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구글이란 거대한 포탈 사이트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을 보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외의 변수는 바로 스마트폰이 나타났다는 부분입니다.

 

  미니홈피의 UI 및 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서비스로의 전환이 무척 어렵게 되어있었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구성된 여러 서비스를 단순화하여 하나의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보면 새로 뜯어 고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하지만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새로운 스마트폰의 시대에 발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고 유지시켜 사용자들에게 있어 사용하기 편한 UI와 접근성을 제공하였습니다.

 

 

 

 

  무엇보다 폐쇄성에 기초한 미니홈피 서비스와는 다르게 전 세계의 사람들과 아무런 울타리 없이 연결이 가능한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미니홈피의 대체자로 급속도로 우리나라에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미니홈피가 갖췄던 장점중 하나인 사진 업로드 기능 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매칭해주는 친구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외부 업체(유투브등)와의 편리한 연계성은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이트와 싸이월드에게는 기회가 없었을까?

 

 기회는 많았습니다. 기존의 서비스를 통폐합 하거나 혹은 혁신을 통한 발전을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네이트가 자랑하는 서비스가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당연히 미니홈피와 네이트온 서비스 그리고 판(PANN)입니다. MSN 메신저가 전세계를 강타했을 때 유독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네이트온 메신저를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사용자가 매우 많았던 네이트온 이용자와 미니홈피 이용자 그리고 네이트 판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를 아울러 통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획한 분이 왜 네이트에서는 없었을까요.

 

네이트에서는 이 세가지 서비스를 각각 분리한채 각각의 서비스 확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이 세가지를 합친 다른 서비스에 결국 현재는 셋다 완전히 밀리게 된 상태입니다. 네이트 포탈 사이트 역시 해당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한 탓에 정작 포탈 사이트의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에 머물러 현재는 2위 다음과의 격차도 현저한 상태입니다.

 

앞으로는?

 

   전망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분 1초가 빠르게 변하는 IT 시장에서 어떠한 또 다른 변수가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네이트 서비스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한다는 부분입니다. 최근 기사를 보니 검색 엔진에서 싸이월드 페이지와 네이트 페이지를 분리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잘 된 결정이라고 봅니다.

 

  다만, 현재 이용자가 상당수 빠져나갔다고 생각되는 미니홈피 서비스를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할 것 같습니다. 기존에 갖춘 서비스가 무너진다면 이를 보충해줄 부분을 기획하거나 혹은 과감히 버려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의 얘기를 꺼냈지만 페이스북 역시 현재는 그 성장이 정체되었다고 여러 언론에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유통기한은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유통기한을 정하는 것은 바로 오너의 과감하고 탁월한 선택에 달려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니홈피 그리고 네이트 서비스가 다시 한번 부흥하는 모습을 기원하며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