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콩's MOVIE

고독과의 외로운 싸움 하지만.. 더 테러 라이브

** 진행되는 내용과 관련한 가벼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영화 보시기에 치명적이다 싶은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포스터를 보면 주연에 단 한명 하정우의 이름만이 있다.

영화를 보면 당연히 수긍 될 수 밖에 없는 하정우가 이끌고 진행하는 영화이다.

주변에 나오는 인물, 결국 실체를 보이는 범인 역시 주변인에 불과하게 만든 하정우의 원포인트 영화이다.

 

영화는 여러 예고편을 봤듯이 마포대교가 폭파하면서 시작한다.

자신을 박노규(범인)라 밝히는 어떤 테러범은 윤영화(하정우)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전화를 하여 자신의 테러 사실을 공개한다. 윤영화는 잘나가다 좌천된 전직 9시 앵커출신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길것이다.

왜? 윤영화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왜 그인가? 왜그러지?

라는 다양한 의문 부호가 생긴다. 하지만 영화는 너무나도 불친절하게 그런 요소를 제외하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인물을 중심으로 한 영화는 단 한 사람의 연기에 의해 영화의 심박수가 조절되는 만큼 윤영화역을 맡은 하정우는 다양한 애드립적 요소와 재치를 보여준다. 최근 SBS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하정우 자신이 직접 출연한 코너가 있었는데 여러면에서 영화에서 포착한 그의 연기에 대한 세밀한 모습을 다방면으로 분석하여 보여준다. 물론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일반관람객은 영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무시하고 영상에만 집중했을 것이다.

 

좌천된 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예 (턱수염과 헝클어진 머리, 너무나도 편안한 캐추얼 차림)

 

 다시 이야기로 넘어오자면, 윤영화는 자신의 과거의 영광을 다시 되찾기 위해 방송 국장과 거래를 하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진면목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영화는 테러에 대한 애기를 하고 싶은게 아닌 우리 삶의 현실에 대해서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는 9시 앵커의 자리를 되찾기위해, 국장은 본부장 그리고 그 이상의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 경찰 조직은 자신들의 실적을 쌓기 위해, 타 방송사 앵커는 시청률을 쫒기 위해, 테러범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받기 위해서.. 다양한 군중은 제각각 자기 위치에서 지극히도 현실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결국 감독은 윤영화라는 일반인을 하나의 국민으로 투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에 만연해 있는 당연시 되는 현실을 비꼬기 위해서 영화를 제작한것이 아닐까?

 

테러범은 차례차례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바를 계속해서 윤영화에게 요구하고, 윤영화는 죽음의 공포속에서 자꾸 자신을 벼랑끝으로 몰아간다. 하지만 이것도 주변인에게 계속해서 휘둘리는 운영화의 모습을 보여주지 자신의 확고한 모습은 보여주지를 못한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불안정한 하나의 소시민을 표현하는 것이다.

 

        점점 무너지는 윤영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중반부 이후부터 처절한 윤영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은 현실과 거래를 해버린 그의 마지막 행보는 관객들이 볼 때 차츰 답답함을 느낀다. 하지만 영화는 계속해서 그를 영웅화 시키지 않고 처절한 상황에서 이야기 하기를 강요한다. 어느 순간부터 테러범에 대한 신상이 밝혀지면서 전세가 역전되는것이 아닐까 싶지만 영화는 결코 윤영화에게 승리를 약속하지 않는다.

 

 어느덧 1시간 30분이 지나고 스탭롤이 올라감과 동시에 관객 대부분은 다들 뭔가 개운함이 없는 기분을 느낌을 느꼈을것이다. 왜냐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이것이 바로 일반화....) 라는 것은 농담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영화는 마지막까지 현실적일 수 밖에 없었다.

 

 영화의 구조는 기승전결 혹은 권선징악적 요소라고 한다. 물론 이 영화는 그것을 몸소 보여주는 미덕을 보인다. 하지만 이왕 쥐잡듯 살펴봤을 때 빠진 구조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결 이라는 것이다. 영화는 끝을 보여준다. 하지만 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나는 이렇게 영화를 만들었으니 끝은 당신들의 상상에서 한번 결론을 맺어봐라는 식이다. 인셉션인가!?!? 물론 그 정도까지 세심한 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원하는 결론은 기승 전결, 권선 징악의 깔끔한 결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럼에도 묵직한 마무리 투수가 나오듯 결론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연달아 얘기하는 지극히도 현실주의적 주제인 영화의 결말은 당연히 이것밖에는 생각하기 힘들다는것이다.

 

 저예산 영화로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류의 영화는 거의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한곳에서 연기를 펼쳐야 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연기일지는 아마도 우리는 모르겠지만 대다수가 영화상 하정우씨의 연기를 칭찬하는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연기를 했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현실주의, 씁쓸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영화였다.

 


더 테러 라이브 (2013)

The Terror Live 
8.4
감독
김병우
출연
하정우, 이경영, 전혜진, 이다윗, 김소진
정보
스릴러 | 한국 | 98 분 | 2013-07-31
글쓴이 평점